오디오

MM 카트리지의 추억...

sorisai 2024. 6. 27. 15:32

정말 좋은 카트리지가 나왔다 하여 반신반의 하며

동양전자로 향했습니다.

동양전자는 당시 춘천에서 유일하게 과학키트를 파는

그런 매장입니다.

카트리지를 구매해 독수리표 전축에 달았지요.

그런데 소리가 안납니다.

아니, 모기소리로 나옵니다.

그래서 왜 이러지?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니

MM카트리지는 출력이 약해 포노앰프라는 놈이 필요하답니다.

제길....

그래서 한동안 쓰지를 못했지요.

독수리표 전축에 달려있던 크리스탈 카트리지는 출력이 높아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지요...

<크리스탈 카트리지>

 

이때가 1980년도 중반쯤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참 아니러니한 점이 CDP가 개발되던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외국이나 좋은 음악다방에서의 턴테이블에는 이미 MM카트리지가

사용되었지만 이렇게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었지요.

물론 춘천이라는 시골 같은 지리적 특성도 한 몫 했겠지만요...

5천원이나 하는 거금을 주고 카트리지를 구매했는데 그냥 썩힐수는 없어서

그때부터 포노앰프에 대해 공부한 것 같습니다.

그 후에 대우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부품용의 턴테이블을 구매해 조립했습니다.

많이 아시겠지만 신방전자 턴테이블 입니다.

이렇게 부품용으로 사면 신품보다 절반은 쌉니다.

여기에 그 문제의 MM카트리지를 달았지요.

크리스탈 카트리지는 바늘끝도 뭉툭하고 침압고 무거워 LP의 소릿골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그리고 민감하지도 않아서 왠만한 스크래치는 잡음 없이 지나가지요.

그에 비해 MM카트리지는 침압도 가볍고 민감해서 잡음이 많이 들립니다.

거기에 당시에는 LP만드는 기준이 크리스탈 카트리지였기에 MM카트리지로

듣기에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있었지요.

MM카트리지 때문에 포노앰프도 여러개 만들었고 공부도 많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이 제가 이때 구매했던 MM카트리지가 지금도 나옵니다.

<불멸의 오디오테크니카 카트리지>

 

이 카트리지는 정말 가성비의 끝판왕이고 왠만한 오디오 시스템에는 모두 

이놈이 들어가 있습니다.

브랜드, 가격, 시대를 초월하는 불멸의 카트리지....

그리고 뮤직센타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올인원 제품이지요.

튜너, 카세트데크, 턴테이블이 일체형으로 들어가는데

이 뮤직센타도 고급형에는 오디오테크니카 바늘이 들어가고

보급형에서는 저렴한 크리스탈 카트리지가 사용되었지요.

오디오는 혼수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는 부동의 가전이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MC카트리지가 나옵니다.

그 유명한 카트리지...

<오트로폰 MC 20>

 

20과 30 시리즈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유명했지요.  

상급기종도 있지는 가성비 측면에서 이 모델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지요.

MC카트리지가 나오면서 또 숙제가 떨어집니다.

MC승압트랜스, 그리고 MC헤드앰프......

승압트랜스는 전기가 필요 없는 증폭기고 헤드앰프는 전기가 들어가

별도의 증폭소자를 이용해 회로를 꾸미는 방식 입니다.

그래서 뭐가 좋냐?

MC헤드앰프를 종류별로 만들어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진공관, TR, 하이브리드 등등....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그 간단한 승압트랜스의 소리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제가 만든 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MC헤드앰프를 들어도 

결과는 같습니다.

첼로의 활을 긁을 때 나는 그 원초적인 느낌은 단연 승압트랜스가 압권입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왜? 그럴까?

이런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입니다.

신기할 뿐입니다.

아마 이때가 LP의 최고 전성시대가 아니었나 합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공공의 적이 됩니다.

스피커 누르기.... LP바늘 부러뜨리기 등등....

그래서 오디오를 하느니 마느니 하시던 분들이 이제 애들 다 크고

환갑이 훌쩍 넘으셨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이제 LP는 추억의 일깃장이 되어 

가슴을 만져주고 위로해 주는 존재가 됩니다.

 

PS : 예전에 LP 버리신 분들 많지요.

        지금은 국내 중고 음반도 기본 2만원이 넘고

        희귀성 있는 음반은 100만원이 훌쩍 넘네요...

        배.....아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