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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회복작업] CHORD SPM 1200E 파워앰프.

sorisai 2024. 7. 10. 14:29

 

이 제품을 처음 의뢰받았을 때 승낙을 해야할지 말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전원부가 트랜스 방식이 아니고 SMPS방식인 것도 그렇고

분해 작업에 악명이 높았던 제품이기 때문 입니다.

릴레이가 3시간에 떨어진다....

릴레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인의 도움으로 릴레이 교체를 쉽게 하기 위해

소켓을 새로 설치했다....

대략 이정도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제품이 리비도 하이파이 시청실에 입고되었습니다.

 

 

 

저 푸른 불빛은 이 브랜드의 상징이지요.

그래서 어떻에 꾸몄는지 보려고 뚜껑을 여는데.....

나사가 긴 것이 있고 짧은 것이 있더군요.

그런데 열고 보니 짧은 나사는 고정용이 아니라

미관상 나사 위치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가짜나사....

나사 하나까지 디자인을 위해 저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짜나사...ㅋㅋ>

 

청색 LED가 뚜껑에 설치되어있습니다.

 

 

 

 

한 번 켜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LED가 아니라 내부 샤시와 뚜껑사이에

그라운드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더군요.

 

 

 

뭔가 이상했습니다.

어차피 뚜껑 덮고 나사를 체결하면 자동으로 샤시 그라운드가 되는데

왜 구지 이렇게 했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앰프를 살펴보니 이런 이해되지 않는 샤시 그라운드가

몇 군데 더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샤시 그라운드라 문제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1점 그라운드가 아니라서 잘못하면 그라운드의 전위차로 험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일단 무시하고 뚜껑을 덮어 어떤 증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케이블 연결을 하려는데....

 

 

 

아무것도 써있지 않습니다.

스피커A가 어떤 단자인지, 스피커B가 어떤 단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이건 케이블 연결하면서 확인하는 되는 일이고.....

그리고 스피커 단자의 플러스가 아랫쪽에 있습니다.

원래는 위를 향해야 하는데...

그리고 XLR단자도 거꾸로 되어있네요.

설계자 마음이겠지만 원래는 저렇게 하면 안됩니다.

단자 확인하고 연결을 했습니다.

 

 

 

소스는 항상 사용하던 PC-FI로 했는데...

음악소리와 함께 웅~~하는 전원노이즈가 상당히 크게 들립니다.

이런 이야기는 없었는데....

그래서 몇 가지 조치를 해봤는데 증상을 계속 되었고

결국 소스를 CDP로 바꿨습니다.

그랬더니 험이 사라졌습니다.

컴퓨터도 SMPS전원부고 앰프도 같은 방식의 전원부라

서로 간섭을 타는것 같은데

이곳 시청실에 타사 앰프가 몇 번 왔었지만 이런 증상은 처음이라

저도 좀 당황했습니다.

문득 의미없는 샤시 그라운드가 떠올랐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다시 앰프를 빼내서 내부를 확인했습니다.

 

 

 

 

SMPS 전원부 입니다.

컴퓨터의 SMPS파워는 많이 봤는데 그것과는 역시 다르네요.

내구성에 신경썼고 또 설계자가 이 분야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앰프부 입니다.

 

 

작습니다.

 

 

 

네모로 표시한 부분이 앰프부 입니다.

좀 개선할 내용이 있나 싶었는데 사진과 같이

모두 OP-AMP로 되어있어 손댈곳이 없네요.

그리고 오른쪽 전원케이블에 이상한 기판이 하나 있습니다.

케이블에 비닐을 칭칭 감아 무슨 자작앰프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좀 허접합니다.

릴레이는 총 4개가 들어가는데 48V릴레이네요.

이렇게 높은 전압의 릴레이는 앰프 용도로는 흔치 않습니다.

메인 전원에서 끌어 쓰다 보니 그런것 같은데

메인전원은 +/-90V 입니다.

거기에 SMPS방식이라 전류용량도 꽤 높습니다.

스피커 릴레이가 사용하다 보면 떨어진다는 증상인데

단순 스위치 불량일 수도 있겠다 싶어 스위치를 점검했는데

역시 접점이 좋지 않습니다.

천 만원이 훌쩍 넘는 앰프인데 좀 좋은걸 쓰지.....

 

 

 

제일 왼쪽이 파워스위치고 그 옆 스위치가 스피커 A/B선택용 입니다.

저 사진은 스위치를 새것으로 교체한 후에 찍은 겁니다.

오른쪽 전면판넬에도 의미없는 샤시 그라운드 전선이 있습니다.

바보인가?.....

그런데 스위치를 갈면서 느낀점....

 

 

 

보이시나요?

스위치를 고정하는 틀이 원래 저겁니다.

원래 스위치가 양옆으로 여러개 달린 그런 것을

강제로 잘라 붙인것인데....

자작 앰프도 저렇게는 안할텐데....

이 비싼 앰프가.....

 

스위치 교체 후 정상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하~~

증상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릴레이 파트의 PCB를 보고 회로를 그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구조상 완전 분해가 필요했던 것인데

이 완전분해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가다가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분해하는데 세 시간 넘게 걸린 것 같네요.

그리고 나서 PCB를 보는데 검은색 입니다.

그래서 PCB 라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돋보기 안경 쓰고 따로 돋보기와 랜턴을 이용해

회로를 하나씩 찾아가는데 이상한 것을 발견합니다.

이 릴레이 회로는 감지장치가 없다는 것...

즉, 과입력에 대응하는 스피커 보호기능이 아예 없습니다.

천 만원 넘는 앰프가.....

거기에 새로운 것을 더 발견합니다.

 

 

 

패턴이....

처음에는 패턴 색깔이 이상해서 면봉으로 살살 닦아보니

저렇게 힘없이 패턴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납땜이 되었지 않은 부분은 아마 감지회로인 것 같습니다.

저 부품 몇 푼 한다고....

천 만원 넘는 앰프가.....

 

릴레이를 컨트롤 하는 부품이 MOS-FET인데 계속 과전류가 흐르고

열이 발생하여 결국 저렇게 되었는데 그 주변 부품을 체크해보니

모두 망가졌습니다.

저도 앰프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 보면 ...

말을 말아야지요.

이 브랜드도 앰프 수명을 줄여야 또 새 제품을 팔아서

이윤을 남겨야 하니 그런 사업적 측면에서 이해는 됩니다.

고장이 확인된 부품과 잠정적으로 고정이 날 확율이 있는 부품은

마침 동일한 것이 있어서 모두 싹 갈았습니다.

 

그리고 분해한 김에 노이즈에 대한 원인이 따로 있을까 하여 전원부,

앰프부 모두를 체크해 봤지만 고장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그런겁니다.

다시 조립을 하고 케이블 연결은 하지 않은채로 앰프 전원만 켜서

릴레이 증상을 수 시간 반복하여 확인했는데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케이블을 연결해 음악을 들어봅니다.

그런데 5분도 되지않아 CDP가 인식불량 상태로 됩니다.

CDP에 전원을 넣지 않은지 몇 년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용을 하지 않고 방치하니 고장이 나네요....에휴~~

그래서 LP로 다시 소스를 바꿨습니다.

마침 얼마전에 유튜브에 올렸던 음반이 그대로 있어 사운드를 감상 하는데.....

이런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은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개인취향이라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다 싶다고 말하기에는

소리가 너무 답답합니다.

감칠맛이나 온도감, 여운, 임팩트한 고역....전혀 없습니다.

제가 듣기에는요.....

취향은 광범위한 것이라 또 이런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렇게 해서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이 앰프 브랜드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만 남는 그런 작업이었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