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문자로 연락이 온다.
궁금했다.
왜 전화는 안하는 것인지....
그러다 보니 요금이 저렴한 일반전화는 사용할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일반전화는 해지했다.
02)711-7349
이제 추억속의 전화번호가 되었다.
예전에는 이 번호로 많은 통화를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끔 긴 문장의 답변이 필요한 질문이 내 폰의 문자로 온다.
솔직히 좀 짜증난다.
내 폰은 폴더폰이고 노안으로 답장을 보내려면 돋보기 안경을 끼고
긴 시간 동안 답장을 써야한다.
그렇게 답장을 보내면 그에 대한 추가 질문이 또 문자로 온다.
이렇게 문자를 주고 받다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그냥 전화 통화로 하면 금방 끝날 것을 사람들은 왜 문자로만
연락이 오는 것일까 항상 궁금했다.
그러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이 왔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육과 사회의 흐름 때문이었다.
유튜브에 이미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서 입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교육, 즉 싸움닭을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이 대열에서 일찌감치 벗어났기에
이정도로 심할 줄 몰랐다.
이렇게 싸움닭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전장, 정글 같은 사회에서
살아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개개인의 행복추구 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한다고 생각 한다.
아니, 생각이라기 보다 세뇌에 가깝다.
이렇게 훈련되지 못한 학생들은 자살을 선택한다.
전에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나라는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시되는 사회라고.
이것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접 느낀 것이고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로써는 바보 같고 미안할 뿐이다.
전장에 나가 동료들은 다 죽고 나만 살아 돌아온 느낌이다.
이런 정글 같은 사회생활은 불신이 팽배하고 타인을 믿지 못하는 현상이
자연스레 생긴다.
안 생길 수가 없는 구조다.
그래서 사람을 무서워하고 항상 누가 나를 해칠까 하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이불 밖은 위험해...나만 아니면 돼....
이런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문자 보내는 것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생각 한다.
얼마나 이런 고통속에 내팽겨졌으면 전화를 못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이런 우리 사회를 그냥 모른척 해야 하나? 라는 생각에 더 슬퍼진다.
지난 추석에 콘크리트 유토피아 라는 영화를 TV로 봤다.
이런 외침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하지만....
이미 기득권은 돈맛을 봤고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되버린 상황에서
달라지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한마디 하면
010-4242-7349
이 번호 만큼은 전화 통회로 하시길...
사람 냄새 나는 목소리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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