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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 제작의 추억...

sorisai 2023. 1. 15. 15:09

1990년대 후반에 PCB제작을 처음 해봤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해봤지만 자작 정도에 그쳤고요...

그런데 그때는 모든 공정이 수작업이었지요.

회로패턴1

 

회로패턴2

 

예전에 사용하던 기판제작용 판박이를 찾아봤는데 

같은 것은 이제 모두 없어졌네요.

위 사진은 그나마 비슷한 것이고요...

필름 제작을 위해 회로 패턴을 위에 보이는 여러 종류의 판박이로 

반투명지에 하나 하나씩 붙여나갑니다. 

하나의 에러라도 생기면 안됩니다.

그리고 지금 처럼 시뮬레이터를 해보지도 못합니다.

오로지 원시적인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엄청나게 걸립니다.

그 결과물을 PCB업체에 의뢰하면 그것으로 필름을 만들고

PCB를 만듭니다.  

이런 고된 작업끝에 얻어낸 것이 소리사이 100.2와 레인보우1 인티앰프의 PCB였습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아마 못 할겁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PCB를 설계하고 있지만

가끔 옛날 생각이 떠오르네요.

지금 업체에 PCB제작을 의뢰하면 수 십명이 달라 붙어 

연구설계하고 디자인 하고 버그 수정하고....(인건비 때문에 가격도 비쌉니다)

혼자서 할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특히 아날로그 설계를 이해하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 아는 분이 업체에 앰프 PCB 주문 했다가 문제가 생겨

제가 패치 작업 해주느랴 고생한적이 있었는데

아날로그는 아주 섬세하고 민감해서 그냥 업체에 맏기면 절대 안됩니다.

요즘 중국발 복각 앰프들이 많이 나오는데 오리지널 소리를 못내주는 여러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PCB설계에 있습니다. 회로패턴만 같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품 하나 하나의 위치, 패턴의 굵기, 방향 등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아날로그의 PCB디자인 작업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아니 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물이 긍정적으로 나오기가 힘듭니다.

 

요즘 리비도에서 사용하는 아트웍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