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D 오디오라는 스피커 회사에서 스피커 케이블의
음향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케이블의 소재, 구성 등에 따른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 결과를 토대로
개발된 케이블을 이용한 새로운 스피커 모델도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단자가 아닌 특수한 잭 형태의 단자로 기억되는 스피커인데
그 뒤로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알려진 소식에 따르면 이 연구의 결과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실험을 해봐도 케이블의 특성이 음향적 요소에 끼치는 영향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럼 수많은 스피커 케이블 회사에서 자랑하는 자사의 스피커 케이블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예전에 올렸던
글 중에 혼자서 잘난척하는 케이블은 없다는 글이 있습니다.
케이블은 어떤 매칭이 되어야 그 특성이 나타납니다.
이런 매칭 테스트를 하려면 수많은 앰프와 스피커가 필요하고
케이블의 결론을 내려면 매칭된 앰프들과 스피커의 특성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필요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혹시 이런 부담 때문에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오디오 인들에게 이슈를 만들어 관심 끄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것은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케이블은 그냥 전도체입니다. 반도체가 아닙니다.
그럼 이렇게 도체 연구도 힘든데, 앰프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어떨까요?
여기서 OP-AMP나 IC 앰프는 배제하고 순수 트랜지스터 소자만 봅니다.
트랜지스터는 그 종류가 무지막지하게 많습니다.
트랜지스터 하나하나는 고유의 사운드 지문을 갖고 있습니다.
값비싼 하이엔드 앰프들은 당연히 트랜지스터에 따른 음질 테스트를 하고
앰프를 설계하겠지,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그들은 음질보다 전기적 안정도에 더 신경을 썼는데 놀란 것은
전기적 안정도 또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는 보조 장치의 회로들이 더 추가되고 하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외관만큼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제가 말한 요즘의 디자인파 앰프들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전에 올린 글이 있으니 여기까지만 합니다.
저는 수십 년을 트랜지스터의 음색 특성과 이들의 조합에 대한 연구에만
몰두했는데 다른 메이커들은 이런 연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들은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올리는 마케팅을 합니다.
바보 같이 세상을 살면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이 딱 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브랜드파워와 화려한 외관에 관심이 더 있고
빠른 수익 창출을 위해서라면 이런 방식으로 나갔어야 하는데
저는 바보같이 트랜지스터 연구에만 세월을 보냈으니 말이지요.
그리고 이런 유명 브랜드 앰프를 카피한 차이파이 앰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두고 이런 비유가 딱 맞을 겁니다.
시험장에서 커닝했는데 오답을 커닝한 것.
사람들이 얼마나 유명 브랜드를 좋아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2000년도 초반에 공동구매라는 열풍이 있었지요.
그 후에 오디오 하시는 지인분들의 집에 놀러 가보면
방구석에 꼭 한두 개씩 공동구매 했던 제품들이 있습니다.
팔기도 뭐하고 버리기도 뭐하고 쓰려니 성능이 떨어져
그냥 구석에 몰아넣고 있는 공동구매 제품들.....
아마 차이파이 앰프도 앞으로 이런 신세가 될 겁니다.
앰프는 분류상 저주파 증폭기에 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기술이 발표되면 저주파 증폭기에
대한 기술로 소화되는데
학계에서 이 저주파 증폭기의 기술 원리에 대해서는
전혀 과학적 의미로 두지 않습니다.
돈도 안 되고 완전히 하급 기술이라는 이유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 저주파 증폭기는 기초과학에 굉장한 영향을
끼치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기술입니다.
단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을 뿐이지요.
그래서 리비도에서 개발된 상당한 기술들이 아직까지
특허는커녕 발표를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의 응용력이 상당해도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사가 없는 한 이런 기술들은 시대가 지나면
사라진 다른 중요한 기술처럼 또 사라집니다.
이래서 자본주의를 베이스로 하는 사회에서
기술은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돈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으니까요.
지금 여러분들이 리비도 하이파이와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고
만약 오디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것도 하나의 복이라면 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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