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조금만 참아라...!

sorisai 2023. 12. 16. 12:03

저는 애가 없다 보니 제가 만들고 평생을 같이한 리비도 앰프를

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판매되었다는 표현보다 

입양되었다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트랜지스터(TR)를 PCB에 납땜할 때

이런 말을 해줍니다.

"뜨거워도 조금만 참아라, 금방 해줄께..."

TR은 열에 민감한 부품이라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가 만든 앰프에 생명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을 알아주시는 분들께 그래서 더욱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뉴스를 보니 배우 염동현 씨가 찍은 서울의 봄이

유작이 되었다고 하네요.

오디오 장인들도 세상을 떠나고

지인들도 갑작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보니

내 차례는 언제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앰프 제작의 방식을 조금 달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A/S를 편하게 받으시라고 

하기 위함 입니다.

 

이 신호 릴레이를 PCB에 바로 장착하지 않고 소켓을 이용해 장착하여

스피커 릴레이처럼 탈착식으로 바꿔줍니다.

손이 더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후세에 리비도를 쓰시는 분이

조금 더 편하게 사후관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이래야 조금이라도 제 마음이 편해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