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블로그

왜 리비도는 몰래 쓰는 앰프가 되었나?

sorisai 2023. 12. 14. 14:56

애들 밥 주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다.

식당에 들어가서 "사장님, 여기 맛있어요?" 하는 질문....

누가 봐도 멍청한 질문일게다.

그 식당 사장은 맛이 있든 없든 간에 무조건 반사적으로

맛있다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장의 말은 일단 믿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그 식당에서 식사 중인 손님 한 분이

"여기 진짜 쥑이게 맛있어요" 하고 엄지손가락을 쳐들면

그때야 비로소 마음이 놓이고 기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도 사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는다.

뭐라고 떠들어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만든 앰프를 좋다고 표현해 주는 사람이 무척 그립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철하다.

왜 리비도는 몰래 쓰는 앰프가 되었나?

생각해 보았다.

일단 국산이다.

디자인 평범하다.

이 두 가지 사항 만으로도 어디에 자랑하기가 두렵다.

다른 사람들은 수천, 수억을 호가하고 디자인 또한 엄청난 몸매의

수입산을 쓰며 자랑하는데 이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하지만 그래도 리비도 소리의 결과물은 너무 좋다.

그래서 혼자 몰래 쓴다.

그러면서 속으로 비싼 수입품 쓰는 사람을 안쓰럽게 생각한다.

이런 생각과 행동에 은근히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리비도는 몰래 쓰는 앰프가 되었다.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그런 분들이 정말 고맙다.

인류애를 생각하는 참다운 애국지사가 아닐까 한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리비도에 관심을 갖고 구매할 생각을 한다.

그리고 폭풍 검색을 한다.

그런데 그 검색 결과가 너무 초라하다.

그 사람은 이 결과를 보고 구매 생각을 포기한다.

몰래 쓰는 앰프가 나에게는 독으로 돌아온다.

리비도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사후관리를 

해드려야 하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이것조차 버거워진다.

거기에 오디오 시장이 바닥이다.

오디오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익사 직전이다.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기대는 어렵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마져도 잘 안된다. 나이 먹었다고 ...

너는 나이 안먹을것 같냐 라고 말해주고 싶다.

요즘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를 고민중이다.

그래야 거기에 맞춰 남은 생을 설계할 수 있을 테니....

유튜브에서 사후세계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있다...

그래도 책임질 사람이 나 혼자라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혼자라는 것에 대한 정신승리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