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블로그

이 돼지새끼, 진짜 안죽네....

sorisai 2025. 1. 29. 10:55

체육대회날

각 중대별로 한 마리씩 돼지를 나눠주었다.

 

살아있는 녀석이다.

 

체육대회가 끝나면

잡아서 회식을 해야 한다.

 

그런데 걱정이다.

예전에는 시골 출신 사병들이 많아서

이런 일은 껌도 아니었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런 병사들이 

보이질 않았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돼지 잡겠다고 나선 다섯명이 

돼지 주위를 둘러써고

워이~~워이~~

하고 겁만 준다.

돼지는 기세등등 하다.

이러다 해넘어가겠다.

 

"도끼 들고 와!"

 

이렇게 해서 한 녀석이 도끼를 들고왔고

누가칠래?

하니 눈만 껌뻑이며 서로 눈치만 본다.

결국 네명이 돼지를 붙잡고 

덩치 좋은 한 녀석이 도끼를 들었다.

 

"한 번에 가야 한다!!!"

이렇게 다독이고 용기를 주었다....

 

얼마 후...

꽥~~~~~액

꽥~~~~~~액

 

잘못 맞았다.

 

예전 시골 병사들은 한 번에 끝냈는데

돼지 하나 못잡고....

 

그 이후로도 도끼질이 실패하자

잡는 사람도 힘들고 

돼지도 힘들다. 

 

결국 도끼질은 포기하고 

돼지 다리를 묶어놓고 멱따기로

방법을 바꿨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멱을 따는데 칼이 잘 들지 않는다고

변명하는 사병은 울상이고

돼지는 목이 반쯤 짤렸는데도

 

꽥~~~~~액

꽥~~~~~~액

 

결국 두어 시간이 지나서야 

일이 마무리 되었다.

 

한번에 보냈어야 육질도 좋고

고기 다듬기도 쉬웠을텐데 

으~~

완전 망해버렸다.

 

이 돼지새끼....

진짜 안죽네....

끈질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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