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강좌

앰프의 설계 (디지털&아날로그) (★)

sorisai 2024. 11. 7. 23:07

오디오 시장의 전성기라 할 수 있던 90년대에는 통신의 의존률 보다 오디오 책자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9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하이텔의 오디오 동호회에서 참신한 정보전달과
유익한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어 오디오 지식에 굶주린 많은 백성을 구제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런 정보제공을 찾으려면 빛바랜 지도 한 장으로 보물을
찾으러 간다는 신념으로 인터넷을 이리저리 헤매야 합니다.

하이텔 시절에는 모든 오디오와 관련된 정보나 지식이 한군데로 집중되어 왠만한 문제는
모두 이곳에서 해결되었고 동시에 많은 토론들이 오고갔습니다.
그 중에서 금방 생각나는 것이 혼 스피커와 콘 스피커의 우열을 가리는 논쟁,
프리앰프의 무용론을 지향하던 패시브 앰프 선호에 대한 논쟁, 원음과 오디오 음의
우열을 가리는 논쟁, 케이블에 대한 논쟁 등 많은 이슈들이 토론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 앰프의 디지털 방식의 설계와 아날로그 방식의 설계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오디오의 고수라는 분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이런 토론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디지털 방식의 설계란 리모콘이 되며 각종 스위치가 소프트 터치로 작동되고
볼륨 또한 돌리는 방식이 아닌 스위치 방식이고 판넬에 LCD 표시창이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2000년 초부터 본격적인 A/V 바람이 불면서 하이파이에 대한 지식 전달함은 휴무기에
들어갑니다.
이때부터 하이파이나 A/V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앰프에 리모콘이 들어가고 디스플레이
창에 문구가 표시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으로 보게 되었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기존의 하이파이 업체들도 이런 디지털 방식의 설계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판매율 증가를 위해서는 시대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흐름 속에서 중요한 것을 잃고 있습니다.
1980년에 즈음하여 "하이엔드" 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 용어는 하이파이 보다 한 단계 높은 뜻으로 "좋은 소리를 위한 물량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하이엔드가 사라질 추세입니다.
물량투자의 의미가 좋은 소리가 아닌 기능과 디자인 쪽으로 방향전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앰프에 들어갈 수 있는 A라는 부품가격의 단가는 만원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쓰면 소리가 좋긴 한데 기능적인 측면에 투자해야할
단가를 넘어서게 됩니다.
결국 A부품을 빼고 더 싼 B부품을 넣습니다.
그리고 그 남은 비용을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 쪽에 투자를 합니다.
요즘 나오는 신제품 앰프들이 거의 그렇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리를 위해 A부품을 넣고도 기능과 디자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제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다면 A부품을 넣고도 기능과 디자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디지털 설계방식의
앰프는 좋은 소리가 나올까요?
그것은 말 그대로 퀘션마크입니다.
디지털 방식의 설계는 입력되는 신호에 많은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을 부품에 따른 착색이라 한다면 원음재생의 의미를 부합할 때 적절치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프리앰프의 경우 입력되는 음악신호는 각종 선택 스위치를 지나 볼륨을 거쳐 라인앰프
입력으로 전달되는 것이 기본 구성입니다.
하지만 각종 선택스위치나 볼륨이 리모콘을 통해 컨트롤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이것이 릴레이나 전동볼륨 정도만 되어도 크게 문제는 없지만 IC를 이용한 소자를 사용하면

원음 손실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리모콘 작동을 위해 들어가는 발진소자는
가청주파수 대역보다 높은 쪽에 분포하지만 음의 신호와 공진주파수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남게 됩니다.

이런 디지털 방식의 제품의 특징은 음 신호의 손실로 인해 소오스를 바꾸거나 케이블을
바꾸는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해 반응이 무척 느려집니다.
기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입력된 신호가 증폭부 까지 도달하는 양이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30% 이상이나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 잃어버린 30%를 튜닝에 의해 커버하는데 그것이 과연 얼마나 자연스러울지는
모릅니다.
판단은 현명한 소비자의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