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를 시작한 분들의 글을 보니 최소 3개월이 지나야 몸의 변화가 생긴다 하여
지금 글을 올리게 됩니다.
금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먼저 이야기해 드리자면 저의 주량은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마시는 스타일이고 주종은 소주 입니다.
거의 집에서 마시는 혼술이며 목적은 깊은 잠을 자기 위함이며
보통 소주 두 병 정도를 마십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불면증에 시달려 술을 찾게 되는 그런 흔한 케이스 입니다.
금주 후 크게 느끼는 것은 체질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똑같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저의 경험은 참고만 하셨으면 합니다.
제일 먼저 피곤하고 무기력, 식욕 감퇴 현상이 생깁니다.
깊은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셨었는데 피곤함이 몰려오니 술 없이도 잠이 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잠이 옵니다.
밥맛이 없어지니 식성이 달라지며 그 흔한 라면조차도 입맛이 없습니다.
라면을 먹는데 도저히 먹지 못할 정도 입니다.
그러다 보니 금주 한 달이 지나고 몸무게가 6킬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물을 자주 마시게 됩니다.
어느 정도냐면 몸에 연가시가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새벽 시간에 목이 말라
식탁에서 술 마시듯 물을 마시게 됩니다.
물을 너무 마셔서 속이 쓰릴 정도가 되어 과일주스를 박스채 구매해 마십니다.
그리고 단것이 당깁니다.
전에 안먹던 과자, 빵 등 군것질이 늘어났습니다.
이런 변화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집니다.
좋아진 점을 찾으려니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술을 마시던 때의 내 몸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 하나는 장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전에 있던 역류성 식도염 증상도 거의 사라져서 매일 마셨던 양배추즙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말초신경병은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더 나빠지지 않고 그 증상이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곤함과 무기력증은 금주 3개월이 지나고 아주 천천히 사라지는 느낌 입니다.
금주 한 달째와 비교하면 그런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금주하는 동안 술 마시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느낀 것이 내 체질은 술하고 안 맞는다는 것입니다.
금주를 결심한 이유는 올해 들어 일이 하나도 없었고 전화 문의도 없고 하니
혹시 내가 죽었는데 유령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하여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술을 마시면 한 순간이라도 현실성에서 벗어나게 되니 그것도 두려웠고요.
엇그제는 제 생일이었는데 광고성 생일축하 문자가 단 한개도 오지 않아
더 놀랐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 이거든요.
그래서 혹시 내가 죽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리비도 앰프가 신품으로 판매된 것이 2년, 3년이 지나고 있으며 그동안 수입은
제로다 보니 내가 죽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V10모듈을 붙잡고 연구하고 실험하고 하느라 그 의욕이 꿈이 아니고
아직 죽지 않았다는 실오라기 같은 믿음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금주를 통해 좀 더 깨끗하고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제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미 유령일지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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