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공동구매가 오디오 시장에 끼친 영향...

sorisai 2009. 10. 15. 18:32

[공동구매] 라는 단어는 인터넷 문화가 팽창하면서 이제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생활속 깊숙히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 분야에 있어서 공동구매는 우리나라 오디오 시장의 크기나

사회 통념적 입장을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 많은 상처만 안겨주었습니다.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인지 제가 이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여과없이 말씀 드립니다.

 

1, 오디오 공동구매의 시작.

1990년대 후반의 온라인 시장은 인터넷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하지만

단일 사이트로 2만명이 넘는 하이텔의 오디오 동호회 시장이 천하를 태평하던 때입니다.

오디오에 대한 정보나 지식 공유 또한 이쪽으로 모두 몰려있었기에 정확한 정보나

근거 없는 글들은 바로 도마위에 올라가다 보니 싸움아닌 싸움도 많이 이루어졌지만

이런 토론과정 또한 보는 이들은 정말 소중한 정보가 되었지요. 

이 시점에서의 오디오 시장은 제품도 많았고 다양한 가격대와

질 좋은 제품들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고 참 재미있는 오디오 생활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하이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던 많은 분들이

아예 업종을 오디오쪽으로 선택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하나지만 지금도 실명을 거론하면 모두 아시는 유명한 분들입니다.

오디오 공동구매는 이 하이텔 오픈라인 상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아주 소규모 형태로 이루어지고 제작자와 주문자의 관계도 아주 돈독하여

정말 믿을 수 있고 기분좋은 공동구매가 되었습니다.

 

2, 인터넷과 오디오 공동구매.

인터넷이 본격 등장하면서 하이텔의 오디오 동호회는 공중분해 됩니다.

각자 여기저기 사이트를 만들기도 하고 그 중에 또 새로운 업체들이 등장하며

오디오 정보의 구심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오디오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하며

혼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제 오디오 잡지들도 정보공유 보다는 신제품 소개 등 업체들을 두둔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모든 잡지사들과 마찬가지로 오디오 잡지들도 광고에 의해 연명해 나가다 보니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 보다는 다음호에도 광고를 실어달라는 입장이 되어 독자들은 책 볼거리가 없어집니다.

혹시 오디오 정보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1990년대의 과월호를 보시라 권유해 드립니다.

하이텔이 사라지고 오디오 잡지책도 정보가 없다 보니 업체들은 마케팅이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예전에는 몫돈이 들더라도 다달히 책자에 광고를 냈는데 지금은 책을 사서 보는 사람들이

없으니 답답해 집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인터넷 사이트 속에서의 광고가 필요해 지고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가 아닌 판매수단의 정보로 이질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이윤을 획득할 수 있는 공동구매가 여기자기서 우후죽순식으로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넘게 되고 공동구매 과정에서 크고작은 마찰이 생겨 소비자들은

사고싶다, 갖고싶다 라는 욕망보다 의심어린 눈길로 오디오를 바라보게 됩니다.

오디오는 먹거리 처럼 한번 구매하면 화장실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구매 제품을 받아본 구매자들의 불만 또한 늘어갑니다.

제가 지방출장 나가서 보면 어느 집이든 공동구매 했던 제품 한 두대씩은 방 한켠 구석에

먼지맞고 쌓여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대에 못미친 제품들은 수량도 많고 가격도 떨어져 팔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됩니다.

사탕발림 광고와 정보력이 부족했던 소비자 사이에서 발생한 시대 흐름적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3, 공동구매의 무서운 양면성.

원래의 공동구매 취지는 상당히 바람직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여 생산자는 미리 확보된 자금으로 물건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한다는 취지 입니다.

하지만 오디오에 있어서 공동구매는 세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나는 제품의 퀄리티가 소비자를 만족 시키느냐와 그 제품의 사후관리가 안전한가,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 오디오 시장의 크기 입니다.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업체는 공동구매를 즐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오디오 사업을 하려는 업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동구매를 한번 했던 모델은 그때 뿐이고 명맥을 이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레인보우를 공구하면서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결국 레인부우는 자재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종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공동구매는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에서는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어려운 선택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크기나 규모에 관계 없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설계가 끝났다 하더라도 주요 부품의 가공이나 구매단계에 들어가면 최소 100대분 이상의

수량으로 발주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량으로 가공해 주는 업체들도 있지만 워낙 소규모 시설이라 제품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렇듯 제품을 발주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은 영세업체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공동구매는 매혹적인 유혹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 제품의 명맥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단타로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공동구매를 한다면

공급자는 단시일에 목표한 자금을 획득하겠지만 그만큼 시장은 흐려지고 예전부터 오디오 사업을

하시던 많은 분들에게 까지 불똥이 튀는 결과로 됩니다.

저도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 앞으로 평생 이 업종을 가는 입장에서 이런 행동은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됩니다.

그래서 오디오의 공동구매는 참 어려운 선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4, 소비자가 시장을 바꾼다.

어떤 상권이든, 그리고 좋건 나쁘건 간에 시장의 흐름은 소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결국 오디오 시장 역시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좀 회의적이긴 하나 8~90년대 황금기를 지냈던 시대가 다시 오리라 믿습니다.

그러면 오디오의 종류도 많아지고 떠났던 엔지니어들도 돌아와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올겁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유명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업계를 떠났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현명한 소비,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할 때 입니다.

모두들 어렵다 어렵다 하시지만 이런 말은 8~90년대 에도 똑같이 나오던 구절입니다.

오디오 시장의 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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