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 부터 나오는 앰프들을 보면 앰프 전면의 조작부가
상당히 많이 달려있는 제품들이 유행했습니다.
위 사진의 마란츠 말고도 거의 모든 브랜드가 이런 디자인이었지요.
이런 디자인은 일본제 오디오가 그 선두에 있었습니다.
경쟁이라도 하듯 조작부위를 하나라도 더 장착하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가 1980년도에 마크레빈슨이란 브랜드가 나타납니다.
소위 하이엔드라는 갑옷을 입고...
당시 오디오계에서는 상당히 큰 충격이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마크레빈슨은 그동안 유행했던 디자인과는 정 반대로
조작부위가 꼭 필요한 것 빼고는 모두 떼어냈습니다.
거기에 거의 아파트 한채 값에 필척하는 가격은 또 다른 충격이었죠.
이렇게 심플한 디자인을 내세우는 이유는 원음재생에 유리하고
음질이 좋기 때문에 이런저런 조작부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이후 여기 저기서 하이엔드란 이름을 달고 여러 브랜드가 등장하지요.
이 여파로 인해 그동안의 오디오 디자인의 구도가 180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유행했던 문구....
심플 이즈 베스트....
그러다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오디오 시장이 무너지자 업체들은
다시 예전의 조작부가 많은 앰프들을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지금은 예전의 심플했던 디자인의 하이엔드 메이커를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지요.
예, 그렇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했기 때문 입니다. 리셋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조작부위가 많아야 뭔가 더 있어보이는 예전의 유행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행이라는 것은 돌고 도나 봅니다.
문제는...
지금 나오는 조작 부위가 많은 앰프들이 60년대 이후에 나왔던 제품들의
성능을 뛰어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예전의 앰프들을 이베이 같은 곳에서 고가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인데요....
하이엔드 브랜드가 나타나면서 그 이전의 앰프들은 몇몇 브랜드를 빼고는
완전히 찬밥 신세였습니다.
제가 표현하는 화분 받침대 앰프....
황학동에 나가보면 이런 앰프들이 이렇게 비를 맞고 있는 풍경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없어서 못파는 앰프들로 완전히 탈바꿈 되었습니다.
참 유행이란 것은 재밌습니다.
이렇게 조작부위가 많은 앰프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이랄까요...
취향이라기 보다 저는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 합니다.
만질 것이 많다....
오디오는 남자들의 취미생활이지요.
간혹 여성분들도 계시지만 극소수이고요....
이런 남자의 본능을 이용한 앰프들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조작부위가 많으면 좋을까요?
만질 것이 많아 좋아보이기도 하겠지만 앰프 기능의 궁극적인
면으로 보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그렇습니다.
앰프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조작부위를 만지면서 변화되는 음색 때문에
앰프의 성능을 알아채지 못하게 됩니다.
즉, 대충 만들어도 조작부위가 많으면 사용자 입장에서
앰프의 기본적인 성능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제조업체는 이런 앰프들이 오디오 입문자들에게 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앰프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기에 가깝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뭐라 하겠습니까?
그런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모두 책임져야 하지요.
오디오 시장은 이렇게 오디오를 잘 모르는 입문자를 겨냥한 아이템들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많습니다.
한 순간에 그냥 흑우 되십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오디오 취미생활이 길게 이어지지 못합니다.
바로 눈 앞의 이익만 따지는 업체들....
그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요?
답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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