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블로그

최근 몇 개월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sorisai 2025. 5. 5. 10:59

사용하던 트랜지스터가 없다.

그럼 대체품을 찾는다.

전기적 스펙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앰프에 넣어보면

그 옛날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대체품을 넣어본다.

그래도 마찬가지....

 

그렇습니다.

리비도 하이파이 앰프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들은 

오디오시장이 가장 활발하게 돌아가던

70년대 전후로 제작된 오디오 전용 부품들 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오래되어 그때 생산된 오디오 전용

트랜지스터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이를 예상하고 예전 부터 보이는 대로 구매했습니다.

어떤 판매처는 왜 이런 구닥다리 부품을 찾느냐 라고 말할 정도로...

이 귀한걸 구닥다리라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판매상들도 잘 모릅니다.

왜?

찾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덕분에 싸게 구하니 저에게는 땡큐지요...

하지만 제가 보유하고 있는 트랜지스터 중 단 한가지의 부품이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가 아직도 미스터린데 분명 구품 구매장부에 충분한 수량으로 구매했는데

누가 훔쳐간 것처럼 이 부품 하나만 없는 겁니다.(이것이 최근의 상황입니다)

<오디오 전용 트랜지스터>

 

그러다가 또 세월이 흘러 중국의 짝퉁 앰프들이 만들어지면서

예전에 유행했던 앰프 회로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오디오용 트랜지스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품귀현상이

벌어졌고 이때 부터 가짜 부품들이 만들어지게된 시점이 되었습니다.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제가 검색하고자 하는 부품들의 가격이 점점 올라가고

재고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아래 글에도 올렸지만 주문한 부품들이 전부 가짜입니다.

열번 주문하면 쓸만한 부품으로 오는 것이 한번 정도 될까요?

오죽 했으면 앰프 한 대를 트랜지스터 테스트용으로 만들었을까요...

가격도 무지막지하게 비싸져서 대량구매도 못할 정도 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예전에 다녔던 거래처들 사장님들께

전화를 돌리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폐업....폐업....폐업....

그래서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용산 전자상가 지하, 청계천, 장사동을 돌아다녔고

세운상가에서 구로동으로 옮긴 업체까지 찾아다니며

모텔에서 자면서까지 한달 넘게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도 못구했습니다.

 

그래 포기하자.....

 

그리고 20~30년 전에 연구용으로 썼던 예전 기판을 봤습니다.

 

이 기판들을 찾아보니 찾던 부품이 몇 개 있네요.

이 당시에는 그렇게 흔한 부품이었는데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찾는 부품이 꿈속에도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포기는 금물....

마지막으로 오파상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인터넷이 없어 해외직구가 어렵던 시절에 가끔 거래했던 

업체들 입니다.

그 중 한 업체에서 답신이 왔습니다.

제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가짜 부품이 아닐까 하여 그동안 수입했던

가짜 트랜지스터들의 사진을 모두 찍어서 알려줬는데 

참나...

그쪽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들의 사진을 받아보니 모두 가짜부품들....

이렇게 사진으로 정보공유를 안했으면 또 당할 뻔 했지만 

우리나라 업체여서 그런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미국에 있는 재고라 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여 받았는데 가짜는 아닌듯 했지만 

누가 알겠습니까?

사용해보기 전 까지는요....

그리고 가격도 엄청 비싸고 수량도 너무 많은 겁니다.

1년에 리비도 앰프가 한 대 팔리면 다행인 시장상황에서 이 정도 수량이면요

제가 한 150살 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보고 연락을 드린다 했지요.

하루 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안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할수 없이 구매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또 속으면 몇 백만원 날라가는거 뭐 팔자려니 해야지요.

마지막으로 그 부품의 원 포장상태를 사진으로 알려달라 했더니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네요. 가짜 아니라고....

결국 입금하고 부품을 받았습니다.

제일 중요한것..

진품 여부....

트랜지스터 테스트용 앰프에 이 부품들을 삽입해

이틀 정도의 짧은 버닝을 거쳐 회로적 테스트를 했는데

정상동작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피커에 물려 청음 테스트를 했는데 

천만다행으로 정상적 사운드가 펼쳐집니다.

마음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소리가 더 좋게 들리네요...

 

리비도 하이파이 앰프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요즘 만들어지는 장난감 앰프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래서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PS : 지금 생산되는 트랜지스터로는 좋은 HI-FI 앰프를 절대

만들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OP-AMP로 앰프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좋은 트랜지스터의 개념조차

요즘 앰프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들에게는 없습니다.

 

PS2 : 훨씬 이전에 해외에서 주문했던 트랜지스터가 오늘 도착했는데

(5월 6일)

 

열어보니 역시 가짜였습니다.

가격도 엄청 비싸 소량으로 주문해서 다행이었고

오파상들 쪽으로 메일을 돌린 행위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습니다.

이 트랜지스터요...

지구상에서 이제 정말 못 구합니다.

리비도 앰프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하나 하나는

역사의 박물관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